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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통화 달러] 오일쇼크로 인한 달러의 위기와 현재의 위상

by A Log 2020. 4. 4.

지난 글에서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들어준 '브레튼우즈 체제'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금과 달러의 고정비율 교환을 가능케한 브레튼우즈 체제 덕분에 '달러'는 전세계에서 사용하는 기축통화가 되었습니다.

이후 베트남 전쟁에 미국이 참전하면서 막대한 전쟁비용으로 인해 달러에 위기가 찾아왔었다는 이야기까지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베트남 전쟁 이후 달러의 위기와 현재의 위상을 갖게 된 이유를 살펴볼까 합니다. 



달러의 두 번째 위기, 1차 오일쇼크

지난 글에서 설명했던 브레튼우즈 체제는 1971년 닉슨 대통령이 "이제 더 이상 달러를 가져와도 금을 줄 수 없다"라고 이야기하면서 붕괴되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베트남에서 사용했던 전쟁을 위한 비용 때문입니다. 그러나, 1973년 1차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달러는 다시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석유를 생산하는 중동국가들의 모임을 OPEC라고 합니다. 이들 국가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었는데, OPEC국가들은 이것이 못마땅하여 석유 가격을 올리게 됩니다. 

이때 무려 유가를 4배정도 올렸었는데요. 석유를 무기로 삼아 미국을 위협하게 됩니다. 

셰일가스와 관련된 글을 보셨던 분은 아시겠지만, 미국은 에너지를 수입해서 쓰는 나라이었기 때문에 유가 상승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유가가 상승하면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무언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하면서 물가가 오르게 되는데, 경기는 살아나고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물가 상승으로 인해 오히려 경기는 침체합니다.

즉, '스태크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됩니다. 


브레튼 우즈 체제가 붕괴했던 것은 미국에게 더 이상 금이 없을 수 있다 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경제가 오일쇼크로 인해 직접적으로 어려워지면서 금 뿐만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달러를 계속해서 팔려고하는 국가들이 많아졌고 이 때문에 달러는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달러의 위기 극복, 사우디아라비아 

1975년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시의 미국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와 사우디-키신저 밀약을 맺게됩니다. 

당시 중동지역에서는 이란이 왕조를 무너뜨리고 공화정 정부를 수립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이러한 영향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여러 이슬람국가들로 확산될 우려가 있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공화정 정부가 생기는 것이 두려워 미국과 안보 협약을 맺게 되는데, 이 내용이 사우디-키신저 밀약입니다. 

1979년 실제로 이란에서는 왕조가 무너지고 공화정 정부가 생겼지만, 이 밀약으로 인해 사우디의 왕조가 보호를 받으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바이라의 왕조를 보호해줌으로써 아주 강력한 이익을 얻게 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에서도 가장 영향력있는 국가 중 하나였는데, 석유의 결제대금을 오직 달러로만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석유를 사려고 하는 국가들은 무조건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야만 결제를 할 수 있게 되고, 이 때문에 달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게 됩니다. 

즉, 사우디아라비아가 소위 '석유본위제'를 실시하게끔 해주면서 달러가 전 세계에서 무조건 필요한 통화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입니다. 

석유를 영어로 petrol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달러를 petrodollar 라고 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달러는 위기를 넘기고 기축통화의 지위를 현재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달러를 무너뜨리려는 시도

석유를 사려면 무조건 달러가 있어야 한다니 무언가 부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2000년 이라크의 지도자 후세인 석유를 결제 할 때 달러가 아닌 유로화로 결제하겠다고 선언합니다. 

당연히 이것은 미국에게 거슬리는 행동이었습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는데,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명분하에 이라크와 전쟁을 일으키고 후세인을 결국 사형시키게 됩니다.


이라크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의 지도자 차베스도 석유를 결제 할 때 달러로 결제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때도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반 차베스 세력을 도와주면서 정권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란도 석유 결제를 달러로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는데, 이로 인해 이란은 미국에게 '악의 축'이 되어 경제제재를 받게됩니다.

이처럼 미국은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무서울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기와 현재의 위상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몇 차례 위기를 맞은 달러였지만, 앞으로도 오래도록 달러의 힘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움 되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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